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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3. 꽃과 나비의 슬픈 이야기

한실25시 2024. 5. 10. 19:43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53. 꽃과 나비의 슬픈 이야기

 

  렌의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들은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렌은 승빈을 데리고 공부방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백지와 크레파스를 내놓고 말했습니다.

, 이 종이에다 그림 그려 봐.”

무슨 그림?”

아무거나, 그리고 싶은 대로.”

난 잘 못 그리는데…….”

승빈이 주저하다가 하얀 종이에 민들레와 노랑나비를 그렸습니다.

렌이 감탄했습니다.

와아! 짱이다!”

거짓말로 하는 칭찬은…….”

거짓말이 아니야! 잘 그렸어.”

고마워.”

그런데 무슨 생각이 나서 이런 그림을 그린 건데?

그냥.”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

나는 이 그림을 보니까 슬픈 생각이 들었어.”

?”

그냥.”

슬픈 생각은 하지 마. 민들레하고 노랑나비가 사랑하는 그림이야.”

그래서 슬픈 거야.”

사랑을 하는데 왜 슬퍼?”

사랑하기 때문에 슬프다는 거야. 사랑을 하지 않으면 슬플 것도 없어.”

이상하다……?”

꽃과 나비는 잘 어울리는 사이지만 꽃은 꽃이고 나비는 나비잖아?”

그게 왜?”

아이 답답해, 사랑을 하면 결혼도 해야 하는데 꽃과 나비는 결혼을 할 수가 없잖아.”

사랑하면 꼭 결혼을 해야 하나?”

사랑하면서 결혼하지 않으면 헤어져야 하잖아. 그래서 슬픈 거야.”

헤어져야 한다고?”

이별은 슬픈 거야. 나는 꽃이고 빈은 나비 같은 거야.”

내가 나비라고?”

이 그림을 보면서 내가 하는 말에 대답해 볼래?

오케이.”

: “나비야, 반갑다. 나 심심한데 잘 왔어. 나하고 이야기하자.”

: “민들레야, 언제 피었니? 노란 얼굴이 참 예쁘다.”

호호호, 예쁘다고?”

너무 예뻐서 안아주고 싶어.”

안아 줘. 나비야.”

알았어, 이렇게 안아줄까? 너한테 향긋한 냄새가 나는데?”

향수를 좀 뿌렸어, 호호호.”

민들레야, 너는 움직일 수가 없어서 가까이 있는 것만 보아서 세상 구경이 하고 싶겠다. 내가 날아다니며 본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래, 고마워. 나도 날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