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좋은 시

여인의 봄날 -매향/도현영

한실25시 2023. 4. 3. 22:21

여인의 봄날
                       매향/도현영 
 
간절했던 사랑이 봄날처럼 다가오면
치맛자락 나풀거리는
쿵덕거림이 홍매이겠냐마는 
 
저리도 곱상이 피는 아리따운 자태에
겹겹이 싸맨 봉긋한 젖가슴은
매화의 향기처럼 방실거린다 
 
덩달아 술렁거리는 진달래 치마에
이루지 못할 사랑이 뛰놀때는
눈가에 윤슬처럼 반짝거리기만 한다 
 
널 닮은 연꽃도 아니고
얼굴 붉어진 홍매가 아니라면
차라리 어둠 밝히는 백열등이나 바라볼까 
 
순백의 사랑을 가지 끝에 매달아도
여인의 설렘은 담장을 넘지 못하는
졸음 떠도는 봄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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