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웃는 곰님 동화방 73

몽마르트 언덕의 화가들

몽마르트 언덕의 화가들 아빠는 일어서서 광장을 지나 시장처럼 보이는 그림상가로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직도 비좁은 골목길에는 네 칸짜리 관광버스가 증기기차처럼 돌바닥을 털털거리며 골목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승빈이 아빠를 잡아당기며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도 저거 한번 타보면 안 될까?” “타보고 싶으냐?” “네.” “타 보자.” 아빠하고 엄마가 관광차표를 샀습니다. 그리고 노랑머리들이 깔깔거리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 틈에 끼어 차에 올랐습니다. 차는 기차 흉내를 내면서 느리게 사람들 사이를 기어가며 털털거렸습니다. 차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길을 내주며 웃고, 차에 탄 사람들도 소리 내어 웃으며 손짓을 했습니다. 관광버스는 주로 화가들이 바글거리는 둘레를 하루 종일 돌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

노트르담 꼽추 이야기

노트르담 꼽추 이야기 “네.” “알았다. 그 이야기는…….” 아빠는 멀리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노트르담의 꼽추라는 소설은 1831년에 빅토르 위고라는 유명한 작가가 지은 것이란다. 그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고 애꾸눈에 절름발이에 귀까지 먹은 흉측한 외모의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가 되었단다. 이름은 콰지모도라고 하는데 대성당 밖을 나가본 적이 없었단다. 그래서 석상 빅터, 휴고, 라베르네를 친구 삼아 나름대로 즐거운 생활을 하며 지냈더란다.” 승빈이 아빠를 올려다보고 물었습니다. “꼽추 이름이 콰지모도라고요?” “그렇단다.” “참 불쌍한 사람이었나 봐요.” “외모만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다. 콰지모도는 바깥 세상에 나가고 싶었지만 나갈 수가 없었는데 만우절 ..

몽마르트 언덕

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저자 심 혁 창 머리말 네덜란드에 사는 한국 소년이 부모와 프랑스 몽마르트 언덕 화가들의 거리를 구경하다가 복잡한 길목에서 엄마 아빠를 잃어버린다. 소년이 부모를 찾아 복잡한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고 있을 때 이상하게도 노랑머리에 파란 눈의 소녀가 자주 눈에 띈다. 이리 가도 보이고 저리 가도 보이는데 이상하게 그 아이 눈에 띄는 것이 부끄럽다. 그래서 소녀의 눈에 안 띄려고 돌아다니다 일본인이 많이 사는 동네 골목에 들어섰다가 이상한 아이로 신고 받은 경찰이 데려간다. 말이 안 통하여 경찰서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 그 노랑머리 소녀가 나타나 한국어로 소년을 돕는다. 그리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다. 소녀는 아빠가 신문사 한국 특파원을 지낼 때 한국학교에 다녀서 한국어와 한국을 ..

은하수/ 7.죽은 별 살아 있는 별

은하수/ 7.죽은 별 살아 있는 별 할아버지는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나는 과학자가 아니라 더 깊은 것은 말할 수 없다만 별에는 죽은 별과 살아 있는 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우우,죽은 별 산 별…….어떤 별이 죽은 별인가요?” 이때 하늘에서 별똥별이 동쪽에서 긴 꼬리를 끌고 나타났다가 서쪽으로 사라졌습니다.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야아!별똥별이다아아.” 할아버지도 보시고 말했습니다. “바로 저 별똥별이 죽은 별이라고 생각한다.죽은 별은 제 길(궤도)를 잃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저희끼리 부딪쳐 깨지고 부서지기도 한다.그 쪼가리들이 지구에까지 날아와 대기권에 들어오면 공기에 부딪쳐 타면서 빛을 내는 것이다.” 병두가 아는 체하고 말했..

은하수/ 6.사람은 죽으면 별이 된다는데

은하수/ 6.사람은 죽으면 별이 된다는데 박경미가 할아버지한테 다른 것을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별나라에는 사람이 살고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별에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하지만 그 말을 믿을 수가 없다.내 생각으로 는 이 우주에 수없이 많은 별들에는 지구처럼 동물과 식물이 사는 별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을 것이 라고 생각한다.사람이 과학을 아무리 발전시켜도 우주의 비밀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태양 계도 못 다 알면서 태양계보다 수천억 배나 많은 별들의 세계를 누가 알겠느냐?” 자경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우주과학자들은 우주의 비밀을 다 아는 듯이 말하지만 지구를 중심으로 한 태양계의 한 귀퉁이만 겨 우 알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할아버지도 같은 의견을 ..

5.끝없는 우주 셀 수 없는 별들

은하수 / 5.끝없는 우주 셀 수 없는 별들 자경 엄마가 놀란 듯 물었습니다. “그보다 더 큰 숫자가 있다고요?” “하늘의 별을 보아라.몇이나 되느냐?” 자경이 엄마가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습니다.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고 상상도 할 수 없으니 무량…….” 할아버지가 신기해하며 다음 말을 물었습니다. “무량 다음은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모르겠어요.” 할아버지가 끝말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무량대수라는 것입니다.한도 끝도 없는 것이라 셀 수 없이 많다는 말이지요.” 자경이 엄마가 정리하여 말했습니다. “그럼 숫자는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경,해,정,재,극,항하사,아승지,나유타,불가사의,무량대수라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요.하늘의 별은 무량대수입니다..

은하수/ 4.별을 세는 아이들

은하수/ 4.별을 세는 아이들 아빠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렇다고 씌어 있는데 더는 알 수가 없구나.” 다음날 저녁입니다.마을회관 평상에 어린이와 엄마들이 모였습니다.할아버지가 자경이 엄마한테 물었습니다. “오늘은 어떻게 엄마들까지 모이셨나요?” 자경이 엄마가 대답했습니다. “우리 자경이가 숫자를 묻는데 대답을 못다 해서 할아버님한테 오면 배울 것 같아서 왔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하는 소린데 뭘 그렇게까지 생각하셨습니까.” 수철이가 끼어들었습니다. “할아버지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보다 높은 숫자가 뭔지 우리 엄마 아빠는 모르신다고 했어요.가르쳐 주세요.” 자경이가 아빠가 한 숫자를 외웠습니다. “할아버지,우리 아빠가요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

은하수/ 3.별을 어떻게 다 세지?

은하수/ 3.별을 어떻게 다 세지? 아빠가 쉽게 대답했습니다. “그 다음은 경이라고 하지.” “그 이상은?” “그 이상은 알 필요도 없는 숫자다.” 자경이는 경까지만 알았습니다.그러나 오수철이는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엄마한테 물었습니다. “엄마,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경 다음은 뭐야?” 엄마는 손가락으로 꼽아가며 외웠습니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경,해…….” “엄마는 더 이상 몰라?” “그런 것은 왜 알고 싶은 거냐?” “우리 동네 공상 할아버지한테 하늘의 별이 몇 개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숫자를 알아 오라고 하셨어.” “하늘의 별을 무슨 수로 다 세어 본다는 거냐?” “끝까지 세어 보면..

2.백조는 호수에 있고

은하수 2.백조는 호수에 있고 박경미가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한테 물었습니다. “아빠는 일,십,백,천,하고 숫자를 몇까지 셀 수 있어?” 아빠가 대답했습니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 경미가 뒤를 이었습니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경…….” 아빠가 놀란 눈으로 물었습니다. “네가 언제 그런 것까지 배웠느냐?” “그리고 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경까지 아는데…….그 이상은 모르겠어.아빠도 더 몰라?” “모르겠다.어디서 그런 문제를 가지고 와서 그래?” 한편 구자경이도 집에가서 할아버지한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천억,조,십조,백조,천조 다음은 뭐야?” “그..

은하수/ 1.별들이 속삭이는 말

은하수/ 1.별들이 속삭이는 말 캄캄한 여름밤에 공상 할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이 마을회관 마당 평상에 모여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새까만 하늘은 별들이 지붕처럼 덮여 있고 크고 작은 것들이 깜박거리며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속삭였습니다. “얘들아 나 보이니?나 예쁘지?반짝 반짝.” “얘들아 반갑다.반짝 반짝.” “공상 할아버지도 계셨네요.할아버지 안녕하세요?반짝 반짝.” 동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지내신 할아버지를 공상 할아버지라고 부릅니다. 할아버지는 세상에 없는 이야기들을 그럴 듯하게 이야기해 주시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한 호칭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다연이가 할아버지한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별은 모두 아름답지요?” “아름답구나.사람도 훌륭한 사람을 별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 걸 보면 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