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좋은 시

말 자르는 가위

한실25시 2025. 1. 9. 21:20

말 자르는 가위

                             박성배

 

내가 따졌을 때

그 애한테 말 자르는

가위가 있는 줄 몰랐어

글쎄, 내 말을 싹둑 잘라버리지 뭐야?

 

잘린 말에서

분한 마음이 줄줄 흘러나왔어

그걸 닦느라

밤새 잠을 설치고 말았어

 

에이, 차라리

따지지 말고

그냥, 웃어줄 것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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