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이 1800년 정조의 소명을 받고 서울로 왔으나 실직을 얻지 못하여 고향 소내로 돌아가며 지은 시
古意(고의)
【次劍南韻。】-(차검남운)
洌水流不息, 三角高無極。
(열수유불식, 삼각고무극.)
河山有遷變, 朋淫破無日。
(하산유천변, 붕음파무일.)
一夫作射工, 衆喙遞傳驛。
(일부작사공, 중훼체전역.)
詖邪旣得志, 正直安所宅。
(피사기득지, 정직안소택.)
孤鸞羽毛弱, 未堪受枳棘。
(고란우모약, 미감수지극.)
聊乘一帆風, 杳杳辭京國。
(요승일범풍, 묘묘사경국.)
放浪非敢慕, 濡滯諒無益。
(방랑비감모, 유체양무익.)
虎豹守天閽, 何繇達衷臆?
(호표수천혼, 하유달충억?)
古人有至訓, 鄕愿德之賊。
(고인유지훈, 향원덕지적.)
고의
【검남(劍南)시에 차운하다.】
한강수 쉼없이 흐르고
삼각산 아득히 높아라.
산하는 변할지언정
소인의 붕당은 깨부술 날 없구나.
한 사람이 간악한 모의를 하면
뭇 입들이 빠르게 전파하여,
편파스런 말들이 기승을 부리니
정직한 자 어디에 안주하랴.
외론 난새는 깃털이 약해
가시덤불을 이겨 낼 수 없어,
짐짓 바람맞으며 돛배를 타고
멀리멀리 서울을 떠나리니,
방랑을 사모해서가 아니라
머물러 봐야 무익하기 때문.
호랑이 표범이 대궐문 지키거늘
무슨 수로 충정을 아뢰랴.
옛 분의 지극한 교훈이 있지
향원은 덕의 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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