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사람
4학년 박 소연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인데 길가에 이사짐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람
들이 둘레에 모여서 웅성거렸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벼락을 맞을 놈이지.”
“집 주인이 빚을 져서 집을 빼앗겼다면 세들어 사는 사람들의 전세돈
은 돌려 줘야지. 이렇게 알몸으로 내 쫓으면 어떻게 살아란 말인가!”
“전세돈은 법으로 보호를 받는데요.”
“뭐가 잘못 되어서 받을 수가 없게 되었대요.”
사람들이 흥분해서 떠드는 소리를 들으니 무슨 일인가 짐작이 갔습니
다. 쫓겨난 부인이 울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엄마를 보고 울었습니다.
쫓겨난 사람이 불쌍하였습니다. 어른들의 일이라 잘 알 수는 없지만 사
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길바닥
에 사람을 내쫓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짐승이라면 몰라도 사람이라면 살
아갈 방법을 마련하고 내보내야 하지 않을까!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가르치는 어른들이 이런 짓을 하다니 도저히 참
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날 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낮에 보았던 그 불쌍한 사람이 어른거
렸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보호하는 법이 더 만들어져서 이런
슬픈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