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있는 글방/좋은 시

만경강 노을-안도현(安度眩)

한실25시 2023. 2. 22. 13:10

만경강 노을-안도현(安度眩)

노을아

피멍진 사랑아

어릴 적 고향집 뒷방 같은 어둠이

들을 건너오는구나

그대 온몸의 출렁거림

껴안아줄 가슴도 없이 나는 왔다만

배고픈 나라

하늘이라도 쥐어뜯으며 살자는구나

내 쓸쓸함 내 머뭇거림 앞에서

그대는 허리띠를 푸는데

서른살이 보이는 강둑에서

나는 얼마나 더 깊어져야 하는 것이냐

서해가 밀려들면

소금기 배인 몸이 쓰려

강물이 우는 저녁에

노을아

내 여인아

[출처]만경강 노을-안도현(安度眩) / 안도현님 시모음|작성자 청도

 

 

'여운이 있는 글방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 오면/도종환  (0) 2023.03.03
노을-김용택(金龍澤)  (0) 2023.02.27
백치 슬픔-신달자(愼達子)  (0) 2023.02.18
사랑은 시작할 때가-용혜원  (0) 2023.02.15
2월에는/이향아  (0) 202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