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의 사랑 / 37. 달도 별도 나를 따라 왔잖아
렌이 이렇게 물었지만 승빈은 걱정이 가슴 가득했습니다.
‘렌, 제발 그만 떨어져. 난 겁이 난단 말이야. 어른들이 보시면…….’
렌은 승빈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 저 좋은 대로 했습니다.
“우리들 달 그림 잊으면 안 돼, 알았지, 빈?”
“알았어, 이제 그만…….”
“움직이지 마. 그림자 다쳐.”
“…….”
렌은 나이에 비하여 말하는 것은 너무 어른 같았습니다. 그런데 하는 짓은 어린애 같다고 생각하며 승빈은 달을 따라 다니는 큰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저녁마다 보이던 개밥바라기가 파리까지 따라온 것입니다.
‘지구는 얼마나 큰 것일까? 한국에서 유럽까지 오는 데 열한 시간이 걸린다. 그 먼 길을 달도 별도 나를 따라 왔잖아?’
이런 생각을 하는데 렌이 물었습니다.
“빈, 무슨 생각해?”
“아무 생각도 안 해. 달과 별이 나를 따라 파리까지 왔구나 생각했어.”
“빈이 돌아가면 또 따라 가겠네?”
“글쎄, 여기 렌하고 놀고 따라오지 말라고 할까?”
“아니야. 데리고 가. 그리고 나도…….”
“그게 무슨 소리야?”
“난 한국이 좋아. 정말 좋아.”
“그렇게 좋아?”
“파리엔 친구도 없고…….”
“파리는 세계적인 도시야. 한국 사람은 파리를 꿈의 도시라고 생각하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파리에 와서 살아 보면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알 거야.”
이때 언제 오셨는지 렌의 엄마가 계단을 내려서면서 말했습니다.
“렌, 아주 보기 좋구나! 빈이 그렇게 좋으냐?”